한국 경제 위기 (양극화, 성장률, 재무점검)

주식 시장이 오르면 경제가 좋은 걸까요? 코스피가 오르고 반도체 주식이 급등한다는 뉴스를 보면서도, 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체감 물가는 분명히 올라 있고, 자주 가던 동네 식당은 몇 달째 새 간판을 달고 있습니다. 주가 지수와 제가 실제로 살아가는 현실 사이의 간극이 꽤 크다는 걸 요즘 부쩍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 위기 (양극화, 성장률, 재무점검)

주가는 오르는데 왜 생활은 팍팍할까 — 양극화

삼성전자가 1년 만에 252%, SK하이닉스가 398% 오른 시기가 있었습니다. 숫자만 보면 대단한 시대입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얘기가 들려올 때마다 저는 묘하게 불안해졌습니다. 부럽다기보다는 내가 뭔가 크게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감정이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게 바로 포모(FOMO)였던 것 같습니다.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란 자신만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불안감을 뜻합니다. SNS와 유튜브 썸네일이 이 심리를 정교하게 자극합니다. "다음 주부터 급등 시작", "이 주식 하나만 모으면 부자" 같은 문구들이 나올 때 클릭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솔직히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문제는 이 포모가 사람들을 고점 추격 매수로 이끄는 통로가 된다는 점입니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K자형 성장(K-shaped recovery)에 있습니다. K자형 성장이란 경제 성장의 과실이 일부 계층이나 업종에는 집중되고, 다른 쪽은 오히려 하락하는 양극화된 성장 구조를 말합니다. 반도체 수출 대기업이 호황을 누려도 그 이익이 내수 시장으로 흘러내리는 낙수 효과(trickle-down effect)가 거의 작동하지 않습니다. 낙수 효과란 상위 계층이나 대기업의 성장이 점차 하위 계층과 중소 자영업으로 파급된다는 이론인데, 지금 한국에서는 이 연결 고리가 끊겨 있다고 봐야 합니다.

제가 사는 동네만 해도 체감이 뚜렷합니다. 자주 가던 식당이 문을 닫고, 그 자리에 새 가게가 생겼다가 몇 달 만에 또 사라지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자영업을 하는 지인도 작년부터 "버티는 게 한계"라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매출은 줄었는데 임대료와 인건비는 그대로니 남는 게 없다고 했습니다. 그게 단순히 그 사람 개인 사정이 아니라는 걸, 수치를 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2024년 기준 연간 자영업 폐업 건수는 100만 건을 넘겼습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폐업 건수가 21만 4천 건이었으니 무려 다섯 배에 달하는 숫자입니다. 창업 대비 폐업률은 85.2%로, 10개 문을 열면 3년 안에 8.5개가 닫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출처: 중소벤처기업부). 특히 20대 창업자의 폐업률이 20.4%로 가장 높았습니다. 주가 지수가 오르는 동안 이런 숫자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는 것이 지금 한국 경제의 민낯입니다.

디플레이션 일본보다 낮은 성장률 — 성장률 하락

잠재 성장률(potential growth rate)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잠재 성장률이란 한 나라의 경제가 물가 상승 없이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 속도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경제의 체력 지수입니다. 이 수치가 떨어진다는 건 성장의 상한선 자체가 낮아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2024년 일본의 경제 성장률은 1.1%였습니다. 일본은 수십 년간 디플레이션(deflation)을 겪어온 나라입니다. 디플레이션이란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경제 전체가 활력을 잃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 일본에 27년 만에 성장률이 역전됐다는 사실은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반도체 수출 호조를 반영한 한국의 2025년 성장률 전망치는 2% 안팎입니다. 이 수치는 독일(1.1%), 프랑스(1.0%)와 비슷한 수준이고, 인도(6.4%), 사우디아라비아(4.5%)는 물론 전 세계 평균(3.3%)에도 크게 못 미칩니다. 문제는 이 2%라는 숫자조차 반도체 수출 덕분에 겨우 만들어진 수치라는 점입니다. 그 성장이 얼마나 좁은 곳에 집중돼 있는지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한국의 성장 둔화 요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수출 대기업 중심의 K자형 성장 구조 — 내수 파급 효과 미미
  2. 생산가능인구 감소 및 고령화 가속에 따른 잠재 성장률 하향
  3. 내수 소비 침체와 자영업 부실 심화
  4.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 상승 및 리스크 누적
  5. 글로벌 금리 환경 변화에 따른 기업·가계 이자 부담 증가

이 중에서 제가 가장 걱정스럽게 보는 건 네 번째입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란 부동산 개발 사업의 미래 수익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국내 PF 대출 잔액은 135조 원에 달하고, 연체율은 5%를 넘겼습니다. 분양이 이뤄지지 않거나 공사가 중단된 현장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 뇌관이 언제 터질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포모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 재무 점검

2021년에 신규로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이 50조 원 규모였는데, 당시 대부분이 2% 안팎의 5년 혼합형 고정금리 상품이었습니다. 혼합형 고정금리란 일정 기간은 고정 금리가 적용되고, 그 이후부터는 시장 금리를 따르는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구조를 말합니다. 이 대출들이 고정 기간 만료 후 6~7%대 금리로 전환되면 가계 이자 부담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습니다. 숫자가 크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저는 이 부분이 개인 재무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예민하게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경기 부양 지연까지 겹칩니다. 감세와 금리 인하로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을 이루겠다는 구상은 국제 유가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실현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미국 경제 호황에서 낙수 효과를 기대하던 시나리오가 흔들리면 한국의 저성장 탈출은 더 어려워집니다.

이 상황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응은 자기 재무 상황을 먼저 점검하는 것입니다. 포모에 이끌려 고점 추격 매수를 하거나, 반대로 아무것도 안 하는 방치 모두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제 경험상 시장이 시끄러울수록 본인의 현금 흐름과 레버리지 규모부터 들여다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시장을 이기려 하기보다 시장에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지금 시점에는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식 시장이 오른다는 뉴스와 100만 폐업이라는 현실이 동시에 존재하는 게 지금 한국 경제입니다. 두 숫자 중 어느 것이 내 현실에 더 가까운지 냉정하게 따져보는 것, 그게 출발점입니다. 지금 당장 투자 수익률을 올리는 것보다 내 재무 구조가 외부 충격에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게 훨씬 급한 일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hoqQLhNA4v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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