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크족 맞벌이 순자산 (갭투자, 전월세전환율, ETF분산투자)
솔직히 저는 한동안 "딩크족에 맞벌이면 돈 걱정 없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자녀도 없고 두 명이 버니까 당연히 자산이 쑥쑥 쌓이는 줄만 알았어요. 그런데 50대 중반까지 맞벌이를 유지한 딩크족 부부의 순자산이 2억 원대에 머무를 수 있다는 현실을 접하고 나서, 제 생각이 틀렸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득이 아니라 구조가 문제였던 거죠.
갭투자, 정말 유리한 선택이었을까
갭투자(Gap Investment)란 전세 보증금을 끼고 집을 매입하는 방식입니다. 집값과 전세금의 차액, 즉 '갭'만큼의 자기 자본으로 부동산을 보유할 수 있어서 적은 돈으로 집값 상승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한때 이 방식으로 단기간에 자산을 불린 사례가 많았으니, 그걸 보고 따라하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그런데 저도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 배운 게 있습니다. "돈을 쓸 때는 항상 기회비용을 생각해라."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란 어떤 선택을 했을 때 포기하게 되는 다른 선택의 가치를 뜻합니다. 갭투자를 택했다는 건, 그 자금으로 할 수 있었던 다른 모든 선택지를 포기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세입자에게 4억 5천만 원의 전세 보증금을 받은 상태에서 본인도 어딘가에 전세나 월세로 살고 있다면, 실질적인 레버리지 효과가 생각보다 훨씬 줄어든다는 겁니다. 집값이 오르더라도 그 수익을 온전히 가져가려면 자기 주거 비용이 낮아야 하는데, 세입자 전세금 수준에 버금가는 주거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갭투자면 무조건 이득"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자신의 주거 상황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더. 최근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에 따르면, 실거주 요건과 과세 기준이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갭투자는 단순히 집값 상승만을 바라보는 전략이 아니라, 세금·정책 리스크까지 함께 계산에 넣어야 한다는 걸 이 사례를 보며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전월세전환율로 계산하는 진짜 주거 비용
저는 직장 동료 중에 비슷한 월급을 받는데도 매달 마이너스인 사람과 적금이 쑥쑥 늘어나는 사람을 봐왔습니다. 차이를 들여다보면 결국 고정 지출, 특히 주거 비용을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달랐어요. 많은 분들이 "월세 50만 원 내면 주거 비용 50만 원이지"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절반만 맞는 계산입니다.
전월세전환율(傳月貰轉換率)이란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비율을 말합니다. 임대차보호법 기준으로는 연 2.5%가 적용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보증금 1억 원당 월 50만 원, 즉 연 6% 수준에서 거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증금 1억 원을 예금에 넣어뒀다면 연 2.5% 이자, 월 약 21만 원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그 기회를 포기하고 보증금으로 묶어둔 셈이니, 이 기회비용도 주거비에 포함해야 합니다.
제가 엄마한테 초등학교 때부터 배운 게 바로 이 감각이었어요. 용돈 3천 원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이 돈으로 이걸 쓰면 저건 못 산다"는 트레이드오프를 몸에 익혔거든요. 주거 비용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증금 1억에 월세 50만 원이라면 실질 주거 비용은 50만 원이 아니라 71만 원입니다. 그리고 이 71만 원이 소득의 15% 이내에 들어오려면 월 소득이 최소 473만 원은 돼야 합니다. 수도권 기준입니다.
이걸 알고 계산해보면 자신의 갭투자가 실제로 유리한 구조인지 아닌지가 훨씬 선명하게 보입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거비 부담 지표 자료를 보더라도, 수도권 거주 가구의 주거비 부담률이 소득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은 이미 여러 통계에서 확인됩니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주거 비용이 얼마인지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 이게 재무 설계의 출발점입니다.
ETF 분산투자,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은 이유
투자에 대해서 "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언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제가 경험하면서 느낀 건,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다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게 가장 나쁜 선택이라는 점이에요.
이 사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만기 적금으로 받은 목돈을 한꺼번에 주식에 투자하려는 충동입니다. 이 생각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ETF(Exchange Traded Fund)란 특정 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을 말합니다. 개별 종목보다 분산 효과가 크고 운용 비용이 낮아서 장기 투자에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렇다고 목돈을 한 번에 넣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경험도 없이 목돈을 시장에 넣는 건,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엄마 가계부 없이 한 달 용돈을 첫날에 다 써버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때 엄마가 가계부를 주면서 "잘 쓴 건 동그라미, 후회되면 엑스"라고 하셨는데, 그 습관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어요. 투자도 똑같습니다. 먼저 작은 금액으로 시장을 경험해봐야 합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은퇴 5~6년 전에는 안정형 자산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고, "그 기간도 충분히 지수 추종 ETF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있습니다. 저는 후자에 더 공감합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 만기 예금 목돈은 예금으로 재예치한다. 검증되지 않은 시장에 한꺼번에 넣지 않는다.
- 매월 저축하는 금액 중 일부를 국내 상장 S&P 500 또는 나스닥 추종 ETF에 분산 투자한다.
- 투자 전 본인의 위험 성향 테스트를 반드시 거친다. 은행·증권사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할 수 있다.
- 투자 목표와 가능 기간을 먼저 명확히 설정한 뒤 비율을 결정한다.
분산투자(Diversification)란 자산을 여러 종류에 나눠 투자함으로써 특정 자산의 하락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입니다. S&P 500이나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매월 일정 금액씩 투자하는 방식, 즉 정액 분할 매수(Dollar Cost Averaging)는 경험이 적은 투자자에게 가장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정액 분할 매수란 가격에 상관없이 일정 금액을 주기적으로 매수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방식을 말합니다.
결국 이 사례가 보여주는 핵심은 하나입니다. 소득 구조가 유리하다고 해서 자동으로 자산이 쌓이지는 않는다는 것. 주거 비용을 정확히 계산하고, 목돈을 지키면서 일부를 꾸준히 분산 투자하고, 배우자와 솔직하게 재정 대화를 나누는 것이 실질적인 노후 준비의 시작입니다. 저도 어릴 때 가계부에 동그라미와 엑스를 그리던 습관이 결국 지금의 재정 판단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거창한 투자 기법보다 작고 꾸준한 습관이 훨씬 오래갑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실제 투자 결정은 반드시 전문 금융 상담사와 함께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oEVIJmdK6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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